
검찰은 “피고인은 최초 조사 당시 ‘환자를 먼저 119로 후송했다’는 등 범행을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하다가 조사가 계속되자 자백했다”며 “법정에 와서도 일부 범행에 본인의 잘못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또 최 씨가 2017년 사설 구급차를 상대로 접촉사고를 낸 전력을 거론하며 “당시 피고인에 대한 처벌이 이뤄졌더라면 이번 사건과 같은 피해가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건은 그해 6월 8일 오후 3시 15분쯤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호흡곤란을 겪던 80대 말기 암 환자를 태운 사설 구급차가 차선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택시와 부딪쳤다. 구급차 기사는 택시기사 최 씨에게 “응급환자가 있으니 병원에 모시고 사건을 해결하겠다”며 명함을 건넸다.
하지만 최 씨는 “지금 사고 난 거 사건 처리가 먼저”라며 이를 거부했다. 유족이 공개한 블랙박스 영상에는 최 씨가 “(환자가) 죽으면 내가 책임진다”, “가려면 나를 치고 가라”, “119를 부르겠다”며 구급차 앞을 가로막는 모습이 담겼다. 최 씨는 “응급환자가 아니면 50만 원을 달라. 안 주면 민원 넣겠다”는 취지의 말까지 했다.
응급환자가 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최 씨는 약 11분 동안 구급차의 진로를 막았다. 뒤늦게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는 응급실 도착 약 5시간 만에 결국 숨졌다. 이후 숨진 환자의 아들이 최 씨를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리면서 언론에 보도됐고 공분을 샀다.
잡고 보니 상습 보험사기범

검찰은 최 씨에게 특수폭행, 특수재물손괴, 업무방해,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다만 구급차 환자 사망 책임을 묻는 살인·특수폭행치사 등 혐의로는 기소하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장기간에 걸쳐 고의로 사고를 내거나 단순 접촉 사고에 대해 입원이나 통원 치료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보험금과 합의금을 편취하는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설 구급차를 상대로 고의 접촉 사고를 내고, 환자가 탑승한 걸 확인했음에도 이송 업무를 방해한 위험성을 고려하면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응급환자 사망과 최 씨 행위 사이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을 바탕으로 기소가 이뤄지지 않아 이는 법원의 판단 범위가 아닌 만큼 양형에 참작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이에 최 씨는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고, 재판 과정에서 총 25차례의 반성문을 제출하며 감형을 시도했다. 다만 정작 피해 유족에게는 단 한 번도 직접 사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최 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상대 보험사와 합의한 점 등을 이유로 원심보다 2개월을 감형한 징역 1년 10개월을 선고했다. 검찰과 최 씨 양측 모두 상고하지 않으면서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사건 발생 1년여 후인 2021년 8월 11일, 피해자 유족은 최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당시 수원지법 성남지원 민사3단독 신정민 판사는 이 사건 유족 김 모 씨 등 3명이 최 씨에게 5000만 원을 배상하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3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