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려받을 사람 없다”...인천 중소기업 30% “폐업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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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려받을 사람 없다”...인천 중소기업 30% “폐업 고민”
입력
수정2026.09.06. 오전 7:11
기사원문

60세 이상 대표 기업 12만6222곳 중 29.2% 후계자 부재…기술·일자리 소멸 우려
3D 업종 기피·경영 지원 정보 부족 중복 악재…폐업 시 생산 기술·숙련 인력 등 사라져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를 통해 제작된 일러스트. 경기일보 AI 뉴스 이미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를 통해 제작된 일러스트. 경기일보 AI 뉴스 이미지

“아들이 기름때 묻히는 일이 싫어 회사를 물려받을 생각이 없답니다. 이제 폐업해야 하나 싶습니다.”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에서 볼트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A씨(85)는 최근 진지하게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30여 년 동안 회사를 이끌어왔지만 자녀들이 가업 승계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10년 전부터 직원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더니, 이젠 외국인 노동자 2명만 데리고 회사를 겨우 꾸려나가고 있다.

A씨는 “아들이 손에 기름때 묻히는 것을 싫어해 가업을 잇고 싶지 않아 한다”며 “주변에서는 그냥 문 닫는 것이 어떠냐고 묻는데, 평생 일군 회사를 한순간에 접는 것이 아쉬워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서구에서 전자부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B씨(61)도 상황은 비슷하다. 최근 들어 회사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자녀들은 각자 회사를 다니며 사업을 물려받으려고 하지 않고 마땅히 회사 경영을 이어갈 후계자도 없다. B씨는 회사를 계속 운영할지, 매각이나 폐업 등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지 고민 중이다.

대표가 60세 이상인 인천의 ‘1세대’ 중소기업 10곳 중 3곳이 가업을 물려받을 후계자가 없어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이 같은 후계자 부재로 기업이 폐업하면 기업의 기술 및 일자리 등이 함께 사라져 지역 산업 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따르면 인천 중소기업 42만9천618곳 중 대표가 60세 이상인 1세대 기업은 12만6천222곳(29.4%)이다.

그러나 이들 1세대 기업 중 후계자가 없는 곳은 3만6천857곳(29.2%)에 이른다. 10곳 중 3곳은 회사 경영을 이어갈 후계자가 없는 셈이다.

이 같은 자녀들의 가업 승계 등 후계자를 찾기 어려운 것은 중소기업 기피 현상 때문이다. 더욱이 제조업의 경우 공장 현장에서 오랜 시간 근무해야 하는 등 작업 환경이 열악하고, 대부분 대기업 하청업체다 보니 경영 상황도 좋지 않다.

인천 남동산단에서 표면처리 업체를 운영하는 C씨는 “젊은 세대들은 사무직을 선호하지 중소기업의 노후한 환경에서 힘들게 일하고 싶지 않아 한다”며 “분위기가 이러니 자녀들에게 가업 승계를 받으라고 선뜻 권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가업 승계 자체가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후계자가 경영에 참여해 현장 기술 등을 단계적으로 넘겨 받아야 하는 만큼 보통 5~10년의 준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중소기업 대표 상당수가 가업 승계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어떤 지원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조차 부족하다.

지역 안팎에선 중소기업이 후계자를 찾지 못해 폐업할 경우 생산기술과 현장 노하우, 거래처, 숙련 인력 등이 함께 사라지면서 지역 산업 기반이 약화, 지역 경제 악영향 등을 우려하고 있다. 단순히 사업체 하나가 사라지는 데 그치지 않는 것이다.

김수봉 한국가업승계협회 이사장은 “기업 한 곳이 문을 닫으면 오랜 기간 쌓아온 기술과 거래처, 인력 등이 함께 사라질 수 있는 만큼 경영인이 후계자를 찾는 것은 단순 개별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천시 등은 승계 과정에 필요한 정보와 상담, 지원책 등을 체계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 인천기업경영지원센터 등을 통해 가업승계와 관련한 컨설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가업 승계가 1~2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 아닌 만큼 관련 기업과 전문가들이 경험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킹 등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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