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약물 연쇄살인' 김소영 사형 구형…檢 "전혀 반성 없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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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약물 연쇄살인' 김소영 사형 구형…檢 "전혀 반성 없어"(종합)
입력
수정2026.08.18. 오후 5:49
기사원문

지난해 10월부터 범행…2명 사망·4명 상해
검찰 "피해자들 무방비…죄질 매우 나빠"
金측 "억울…성범죄 트라우마" 무죄 주장
유족 "책임 전가…법정 최고형 선고해야"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지난 3월 9일 서울 강북구 모텔에서 20·30대 남성들에게 약물을 먹여 사망·상해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김소영(20)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사진=서울북부지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지난 3월 9일 서울 강북구 모텔에서 20·30대 남성들에게 약물을 먹여 사망·상해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김소영(20)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사진=서울북부지방검찰청 제공) 2025.03.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서울 강북구의 모텔 등에서 약물 섞인 음료를 이용해 연쇄 살인을 한 혐의를 받는 김소영(20)에게 사형이 구형됐다. 김씨는 억울한 부분이 있다며 성범죄 피해 트라우마 때문에 범행에 이른 것이라고 항변했다.

검찰은 18일 오후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오병희) 심리로 열린 김씨의 살인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 등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2명을 살해하고 4명에게 상해를 가하는 등 범행이 매우 중하다"며 "특수상해로 수사받고 있었음에도 살인으로 나아간 점, 자신에게 호감을 표하는 피해자들을 무방비 상태에서 생명을 빼앗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쁜 점,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큼에도 수사 과정에서 법정에 이르기까지 거짓으로 일관하며 전혀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이 섞인 음료를 건네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린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20~30대 남성 3명에게 같은 수법으로 상해를 입힌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이에 김씨 변호인은 "사건 대부분을 부인하는 입장이다. 김씨의 주장을 살펴서 무죄를 선고해주고,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최대한 선처해주길 바란다"며 "재범의 위험성이 없어서 검찰이 구형한 전자장치 부착명령에 대한 기각을 구한다"고 변론했다.

이 변호인은 이어 "일부 피해자에게 약을 가루내 줘 마시게 한 사실은 있지만, 약의 성분이나 효능, 치사량에 대한 인식이 없어 특수상해나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 피해자들이 김씨에 대한 성적 행위를 하려 해 이를 방지하기 위해 줬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 내내 무표정한 얼굴을 보였던 김씨는 이날 최후 진술에서 직접 준비해온 문서를 꺼내 읽었다.

김씨는 "저도 억울한 것이 있다. 사실이 아닌 것까지 덧씌워져서 조사받는데 제 말은 아무도 안 믿어준다"며 "유사강간 피해를 당했던 기억이 떠올라, 제 몸을 만지지 못하게 재우려고 약을 건넸다. 제 행동을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죽을 때까지 제 잘못과 행동을 잊지 않고 속죄하며 살겠다. 항상 제가 불행하다고 생각했는데 구치소에 와 보니 어머니와 언니 옆에서 따뜻한 밥을 먹던 게 큰 행복임을 알게 됐다. 평범했던 일상을 깨뜨리고 이렇게 살아가니 죄책감과 후회가 죽을 듯 밀려온다"고 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이기적인 말같지만 제 마지막 꿈이 있다. 하나뿐인 가족 옆에 있고 싶다. 살려달라. 제게 제대로 살아갈 기회를 한번 달라. 부탁드린다"고 선처를 요청했다.

피해자 박모씨와 그의 유족을 대리하는 남언호 변호사는 이날 방청을 마친 뒤 "연쇄살인마에게 상응하는 검찰의 구형이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감사드린다"며 "김씨는 이제 과감히 음료를 건넨 적조차 없다는 대담한 주장을 하고 있다. 이러한 변명에 유족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달 27일 오후 2시25분 김씨에 대한 선고기일을 열 예정이다.

이날 구형은 지난 3월 검찰이 처음 기소한 이후 5개월 만으로, 그동안 6차례 공판이 진행됐다. 법원은 그동안 생존자들을 증인으로 불러 피해 상황을 청취했다. 검찰은 '김소영이 준 음료에서 쓴 맛이 났다'는 피해자들의 공통된 진술을 검증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김씨가 사용한 약물에 대한 정밀 분석을 의뢰하기도 했다.

김씨 측은 이날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신문과 최후진술을 앞두고 방어권 행사, 낙인효과 방지, 언론을 통한 재판 내용 유출 등을 이유로 비공개 재판을 요구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남 변호사는 이날 재판을 앞두고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김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음이 명백하다"며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남 변호사는 "김씨는 앞선 피해자들의 의식불명과 사망, 생성형 AI 대화를 통해 '제조한 음료가 생명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했다"며 "그럼에도 반성은커녕 피해자들로부터 성적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피해자 유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배상액이 과도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쳐 논란이 일기도 했다. 피해자 유족 측은 김씨와 그의 부모를 상대로 31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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