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출액 ‘1억 원의 벽’ 넘은 40대…1인당 빚은 사상 최대
가계대출 차주 1인당 평균 빚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40대 평균 대출액이 처음으로 1억 원을 돌파했다.
6일 한국은행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차주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9721만 원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9분기 연속 증가세다.
연령별로 보면 부담은 중장년층에 집중돼 있다. 40대 평균 대출 잔액은 1억1467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9337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주택 마련과 자녀 양육, 노후 준비가 동시에 몰리는 시기라는 점에서 빚의 구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까워지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빚을 진 사람의 수는 오히려 줄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차주는 1968만 명으로, 5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빚지는 사람은 줄었지만 한 사람이 떠안는 빚의 크기는 더 커지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는 셈이다. 생계형·주거형 대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 지표는 안정, 체감은 악화…‘1억 원의 빚’이 된 현실
거시 지표로 봐도 가계부채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한국은행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가계신용 총액은 1925조 원에 달한다. 이 중 가계대출이 1805조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75.3%로 과거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OECD 평균을 웃돈다. 지표상 안정과 체감 현실 사이의 간극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당국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당국은 올해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1.8% 이하로 설정하고,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관리 강화를 예고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가계부채는 아주 큰 잠재적 리스크”라며 “관리 강화 기조를 일관되고 확고하게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출 증가율을 억제한다고 해서 가계의 숨통이 즉각 트이는 것은 아니다. 임금이 3.3% 오르는 동안 세금과 사회보험료는 5.9% 증가했다. 월급 명세서의 숫자는 올랐지만, 실수령액의 체감은 거의 없다. 여기에 고물가와 높은 대출 이자까지 더해지면서 가계의 실질 소득은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