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도 80대도 ‘찰칵’… “내 마음에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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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도 80대도 ‘찰칵’… “내 마음에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메트”
입력
수정2025.11.20. 오전 5:40
기사원문

미국 메트로폴리탄전 빛을 수집한 사람들
지중해 바다도 화폭 위에선 같은 바다가 없다. 르누아르, 반 고흐, 마티스 등 대가들의 화풍 ‘개성 열전’이 펼쳐지고 있는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 전시에 평일인 18일에도 관람객이 끊임없이 몰리고 있었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도슨트의 그림 설명을 들으려는 관람객 100여 명이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 ‘레이스를 뜨는 여인’ 주변을 겹겹이 에워싸고 있었다.

‘로버트 리먼 컬렉션’ 65점을 포함해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소장품을 최초로 서울로 옮겨온 이번 전시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인상주의 대표작 외에도 국내에서 처음 만나는 작품들이 대거 소개돼 관람객들은 너도나도 작품을 사진으로 남기고 있다. 특히 전시에 나온 모든 작품의 사진 촬영이 가능해 ‘인증샷’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전시장엔 젊은 층만이 아니라 노년층 관람객들도 열정적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이 이어졌다. 전시장 직원들에게 가장 카메라 세례를 많이 받는 작품을 꼽아달라 했더니, 단번에 꼽힌 작품은 ‘피아노를 치는 두 소녀’(오귀스트 르누아르)와 ‘꽃 피는 과수원’(빈센트 반 고흐), ‘레이스를 뜨는 여인’(살바도르 달리). 이날 휴대폰으로 ‘꽃 피는 과수원’ 사진을 찍고 있던 현오주(26)씨는 “그동안 알던 고흐 그림들과는 또 다른 느낌의 처음 보는 작품이라 사진으로 남겨두고 또 보려 한다”고 했다.

관람객들이 보고 싶어하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작품들
관람객들이 보고 싶어하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작품들

인체, 초상, 자연, 도시와 전원, 강과 바다를 주제로 총 5부로 나뉜 전시실별로 인기작들도 나왔다. 1부는 이상적인 인체와 사실적인 인체 그림의 대결이었다. 남녀를 한 쌍의 천사처럼 그린 ‘봄’(피에르 오귀스트 코)도 있지만, 사실적이고 개성 강한 인체 그림들이 새로운 주목을 받고 있다. 하루 종일 전시장을 지키는 안내 직원들은 두껍고 거친 선으로 겹쳐진 뱃살까지 사실적으로 그린 ‘팔걸이가 있는 의자에 앉은 여성’(앙리 마티스)과 이국적인 남태평양 섬의 건강미 있는 여성을 그린 ‘목욕하는 타히티 여인들’(폴 고갱) 앞에 유난히 많은 사람이 몰린다고 귀띔해줬다. 2부에선 르누아르표 초상화와 키스 반 동겐 등이 그린 개성 있는 초상화가 눈길을 끌고 있다. 르누아르 작품 못지않게, 상징주의 작가 에두아르 뷔야르가 그린 심령 사진 같기도 한 오묘한 초상 ‘와로키와 함께 있는 자화상’도 인기였다.

3부 작가들은 나무 한 그루를 그려도 모두 달라 재미를 더했다. 물감의 도톰한 결이 도드라지는 고흐 작품부터 점묘법 작품인 ‘해변의 소나무’(앙리 에드몽 크로스), 구도가 독특한 ‘자 드 부팡 근처의 나무와 집들’(폴 세잔)까지. 그중에서도 하늘의 구름과 깊은 숲이 편안한 정경을 이루는 ‘소 떼가 있는 리무쟁의 풍경’(쥘 뒤프레)이 반 고흐 그림과 함께 인기를 끌었다. 현오주씨는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가서 봤을 땐 작품이 많아 어떤 작품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이번 전시는 주제별로 모아 더 인상 깊다”고 했다.

4~5부에선 유명한 점묘화 ‘그랑드자트섬의 일요일 오후’를 그리기 위해 조르주 쇠라가 그렸던 유화 습작과, 르누아르의 고즈넉한 풍경화 ‘베르사유’, 노랑·주황·분홍빛 건물과 지중해가 어우러진 ‘오래된 항구 생트로페의 풍경’(피에르 보나르) 등이 인증샷 단골 작품으로 꼽혔다. 4~5부는 푹신한 의자에 앉아 사색하며 볼 수 있다. 이날 르누아르의 다양한 작품을 사진으로 남긴 관람객 정은영(84)씨는 “남프랑스 여행을 했을 때 봤던 풍경이 전시 안에 담겨 있더라. 사진으로 언제든 다시 보고 싶다”며 “나이 들수록 전시 관람이 힘들기도 한데 이번 전시는 혼자 와서 오래 봐도 좋겠다”라고 했다. 내년 3월 15일까지. 입장료 성인 1만9000원. 국립중앙박물관 매표소에서 현장 구매도 가능하다.

19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 전시에서 관람객들이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 있다. 가운데 그림은 ‘소 떼가 있는 리무쟁의 풍경’./장경식 기자
19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 전시에서 관람객들이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 있다. 가운데 그림은 ‘소 떼가 있는 리무쟁의 풍경’./장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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