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 건설사들이 경기 침체로 줄줄이 도산 위기에 처하고 있다. 올 들어 7월까지 하루 평균 1.5곳 이상의 건설사들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18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7월 종합건설업체의 폐업 신고는 총 309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95건) 대비 4.74% 늘었다. 올해 하루 평균 약 1.5곳 이상의 건설사가 문을 닫은 셈이다.

연간 기준으로 1~7월 종합건설사의 폐업 신고 건수를 살펴보면 2022년 170건에서 2023년 360건으로 증가한 뒤 지난해 295건으로 줄었다. 이후 올해 다시 300건을 넘어서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흑자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도산에 이르는 ‘흑자도산’이 늘고 있다. 베라체 브랜드로 이름을 알린 중견 건설사 한일건설은 최근 80억원대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냈다. 약 40일 채무 연체가 이뤄지고 있는 데다 올해 감사보고서도 제출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도산 상태로 알려졌다.

시공능력평가순위 197위인 홍성건설 역시 올해 상반기까지 58억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했지만, 공사 미수금 회수가 지연되면서 유동성 위기에 내몰렸다. 대구지방법원은 지난 1일 홍성건설에 포괄적 금지 명령을 내리고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앞서 올해 1월엔 주택 브랜드 ‘파밀리에’를 보유한 시공능력평가 58위인 신동아건설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후 대저건설(103위), 삼부토건(71위), 안강건설(138위), 대우해양조선건설(83위) 등이 줄줄이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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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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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부도에 이른 국내 건설사는 총 10곳이다. 올해 1~7월 부도를 신청한 건설사를 지역별로 보면 ▲서울 3곳 ▲경기 2곳 ▲부산 2곳 ▲울산 1곳 ▲충북 1곳 ▲충남 1곳 등이다.

중견 건설사들이 폐업신고나 기업 회생 절차 신청을 택하고 부도에 이르는 것은 공사비 급등, 고금리 기조 지속,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 미분양 물량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경영 악화에 몸살을 앓는 중소 건설사를 위해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하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M&A를 통해 신속한 재무구조 개선과 경쟁력 회복이 가능하다는 게 건산연의 의견이다.

건산연 관계자는 “건설업은 경기 침체로 회생절차를 신청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는데, 신속한 경영정상화와 경쟁력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해법으로 M&A가 부상하고 있다”면서도 “회생절차 기업의 M&A는 법원 감독 아래 진행되기 때문에 인수 주체, 거래 금액, 절차 등 관련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반면, 중소 건설사의 양도, 수도, 합병 거래는 정보 공개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소벤처기업부의 M&A 활성화 지원사업을 벤치마킹해서 국토교통부 차원에서 중소건설사 M&A 지원을 위한 전담 플랫폼 구축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