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갈아입는 모습까지…병원 환자 CCTV 영상 80건 해외 사이트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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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갈아입는 모습까지…병원 환자 CCTV 영상 80건 해외 사이트 유출
입력
수정2026.10.07. 오전 9:54
기사원문

유출된 폐쇄회로(CC)TV 영상 화면. 허종식 의원실 제공
유출된 폐쇄회로(CC)TV 영상 화면. 허종식 의원실 제공

국내 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시술을 받거나 옷을 갈아입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수십건이 해외 불법 음란물 사이트에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부가 최근 5년간 파악한 의료기관 사이버 침해사고 중 CCTV 관련 사고는 단 한 건도 없어 의료기관 영상정보 관리에 사각지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허종식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동구미추홀구갑)이 의료기관 CCTV 영상 유출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해외 음란물 사이트에서 국내 의료기관 환자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 80건이 유포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상은 산부인과와 성형외과, 한의원, 재활의학과 등에서 촬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의 한 산부인과 관련 영상만 21건에 이른다.

해당 영상에는 환자가 대기실과 상담실, 초음파실, 진료실 등을 오가는 모습부터 시술을 받는 장면까지 담겼으며 얼굴과 신체도 그대로 노출됐다.

또 다른 의료기관에서는 환자가 주사를 맞거나 병실에서 환자복으로 갈아입는 모습, 성형외과에서 상담·시술을 받는 장면 등이 유출됐다. 한의원 침 치료와 재활의학과 도수치료 모습도 포함됐다.

영상에 표시된 촬영 시점은 지난 2022년 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다. 일부 원본 영상은 환자와 병원별로 나뉘어 여러 게시물로 가공·유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현행 의료법상 CCTV 영상 관리 규정이 수술실을 중심으로 마련돼 있다는 점이다. 현행 의료법은 전신마취 등으로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하는 의료기관에 수술실 CCTV 설치를 의무화하고 영상 유출 방지를 위한 접근 권한 제한 등 안전성 확보 조치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유출된 영상은 진료실과 상담실, 대기실, 병실 등 의료법상 수술실 CCTV 관리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공간에서 촬영이 이뤄졌다.

정부도 이 같은 의료기관 CCTV 유출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정부에 보고된 의료기관 사이버 침해사고는 민간 106건과 공공 3건 등 모두 109건이다. 이 가운데 98건이 랜섬웨어였으며 CCTV 관련 사고는 한 건도 없었다. 이번에 확인된 영상들의 구체적인 유출 경로 역시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허 의원은 인권 침해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허 의원은 “진료받고 옷을 갈아입는 모습까지 떠도는데 국민이 어떻게 안심하고 병원에 가겠느냐”며 “복지부는 의료기관 CCTV 보안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경찰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유출 경위와 관리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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